◇마법사 엄지호머 헐버트 지음·이현표 옮김 288쪽·1만2000원·코러스
한국에 있을 때 채록한 우리 옛이야기 12편을 담은 것. 원제는 ‘Omjee the Wizard’로 석달이라는 소년이 마법사 엄지에게서 옛이야기를 듣는 형식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이야기들은 필자가 20년간 한국에 살면서 한국 문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고찰해온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병에 걸린 용왕의 딸을 살리기 위해 토끼의 간을 구하려는 첫 번째 이야기에는 ‘용왕의 딸(The Sea King's Daughter)’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토끼(Mr. Rabbit)와 의사 거북이(Dr. Tortoise)의 재치 대결이 펼쳐진다.
토끼는 물총새에게 잡혀먹힐 뻔한 물고기를 구해준 대가로 용궁에 놀러간다. 용왕은 토끼의 간이 공주에게 효험이 있음을 알지만 자기 백성을 구해준 토끼를 해치지 못한다. 토끼는 토끼의 간이 사실은 ‘토끼 간(rabbit liver)’이라는 식물이란 사실을 알아차린다. 토끼는 육지에 가서 ‘토끼 간’을 구해와 공주를 살리고 거북이 의사의 명예도 회복시킨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