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6층, 다 살릴까 일부만 살릴까
6층 비대칭 복원안 예 9층 가운데 6층까지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던 부분은 최대한 옛 부재로 쌓아 올린다. 콘크리 트가 있던 부분은 석축에서 나 온 부재를 재활용하거나 새로 운 부재로 쌓아 올린다. 2층의 왼쪽 옥개석(지붕돌)은 새 부재 로 추가 복원할 수도 있다.
석탑 해체복원을 맡고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5년경부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근 6층까지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은 부분은 6층까지 복원하면서 ‘어느 정도까지’ 쌓아 올릴 것인지의 문제.
미륵사터 석탑은 원래 9층이었다. 그러나 조선시대부터 무너져 내리기 시작해 1915년경 서쪽면 전체와 남쪽 북쪽면 일부가 붕괴돼 6층까지 남게 됐다. 당시 일제는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무너진 3개면에 콘크리트를 덧씌웠다. 이것이 그동안 보아온 미륵사터 석탑의 모습이었다.
문화재연구소는 두 개의 6층 복원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1안은 남아 있던 부분뿐 아니라 무너져 사라진 부분까지 새로운 부재(部材·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재료)로 모두 쌓아 올리는 방안. 이렇게 석재를 쌓고 나면 탑이 대칭이 된다. 이 대칭복원은 구조적 시각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러나 사라진 부분까지 복원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부재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해체한 옛 부재를 강도 테스트한 결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75% 정도. 대칭으로 쌓을 경우, 새로운 부재가 50%에 이르게 된다.
2안은 사라진 부분은 그냥 두고 남아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쌓아 올리는 방안. 원래 있던 부분과 콘크리트가 있던 부분까지만 복원하는 것이다. 복원 이후의 모습은 비대칭이 된다. 옛 부재를 원래 위치로 쌓아올리고 콘크리트를 제거한 부분에는 석축에서 나온 부재와 새로운 부재를 활용해 쌓아 올려 해체 직전의 모습으로 되돌린다. 1, 2층의 일부 옥개석(지붕돌)을 추가 복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각적으로 불안정하다.
전북 익산시 미륵사터 석탑은 원래 9층이었다(위). 그러나 조선시대 이후 서쪽남쪽 북쪽면이 무너져 내렸고 일제강점기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덧씌워 놓았다(아래).사진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익산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배병선 전시홍보과장(한국건축사)도 비대칭 복원안을 내놓았다. 배 과장은 “이미 6층의 부서진 상태에서 복원됐기 때문에 그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 미륵사탑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것이다. 6층 대칭으로 올릴 경우 9층짜리 탑을 짓다 만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