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량 1.6L 준중형 차··· 실내에 앉으면 넉넉‘팜파탈’스러운 헤드램프 인상적
배기량 1.6L의 준중형차 207GT 엘르패키지는 겉으로 보기엔 작아 보이지만 일단 실내에 앉아 있으면 그다지 작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앞 유리가 넓어서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특이하게도 A필러 앞부분의 작은 공간에도 유리가 끼워져 있다. 통상 앞창 유리의 끝 부위에는 사이드미러가 달려 있게 마련인데 207GT는 앞 창문이 사이드 미러 앞쪽으로 길게 쭉 뻗어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곳을 통해 확보되는 시야가 생각보다 무척 유용했다. 특히 운전에 서툰 여성 운전자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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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덮는 1.1m² 크기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역시 이 차의 특징이다. 웬만한 준중형차의 루프보다 1.5배 정도는 더 크게 느껴졌다. 널찍한 앞유리와 사이드미러 앞쪽의 유리창, 커다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까지, 차량 외부와의 소통을 극대화한 자동차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207GT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행 시엔 어떨까. 207GT 엘르패키지를 끌고 고속도로로 나가봤다. 차의 크기나 가격에 비해선 시속 120km로 달릴 때 안정감도 괜찮았다. 물론 럭셔리 고급 세단의 ‘바닥에 착 붙어나가는 느낌’이라는 표현까지 쓰기엔 뭣하지만 소형차로 해낼 수 있는 능력 이상을 보여줬다. 소음도 적은 편이어서 정숙성 면에서도 합격점이다.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3kg·m로 주행 시 힘과 반응속도 또한 적당했다.
디자인은 앞에서 보면 아랫부분이 양 옆으로 풍만하지만 옆에서 보면 앞 유리가 뒤로 확 젖혀져 있어 날렵하게 보인다. 푸조 자동차 특유의 길게 쭉 째진 헤드램프가 ‘팜 파탈’스럽게 느껴진다. 차 뒷면은 뭉툭한 해치백 형태인데, 덕분에 다소 얄밉게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한 앞부분의 팽팽한 긴장감이 한결 줄어들었다. 내부 인테리어에서는 좌석 시트를 ‘한땀 한땀’ 바느질한 굵은 스티치가 멋스럽다. 유사한 가격대의 준중형 수입 차량도 많지만 푸조 스타일을 즐기는 멋쟁이라면 207GT 엘르패키지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