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알리고 가족과 소통” 기업들, 잇단 부모 초청행사‘우리 편 만들기’ 일석이조
1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LIG인재니움에서 열린 LIG넥스원 신입사원 수료식에서 이 회사 신입사원 류선미 씨(오른쪽)가 어머니에게 대형 명함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제공 LIG넥스원
신입사원 연수 수료식이나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에 부모를 초청하는 것은 이제 기업에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신입사원의 부모 앞으로 최고경영자(CEO)가 감사 편지와 꽃다발, 와인 등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신입사원 부모에게 해외여행을 시켜줬다. 지난해 12월 10, 11일 1박 2일로 신입사원 150명과 부모, 김용성 총괄 사장 등 약 500명이 중국 옌타이(煙臺) 현지법인에 다녀온 것.
해당 기업은 이 같은 행사를 연 배경에 대해 “인재를 중히 여기는 기업 철학을 알리고 사원 가족과도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솔직한 속내는 ‘사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부모를 한편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LIG넥스원 측은 “신입사원이 사회생활 첫 1년 동안 분명히 힘든 순간이 올 텐데 직장에서도 선배들이 도와주겠지만 부모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젊은 사원들의 부모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신세대 직장인을 다룬 책 ‘밀레니얼 제너레이션’은 아예 “신세대 사원을 채용하면 그 부모까지 덤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한국 기업이 부모를 초청하는 행사를 여는 것도 이런 활용법의 일환인 셈이다.
신입사원 부모에게 특히 공을 들이는 회사 중 상당수가 실속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중공업 회사이거나 주력 사업장이 지방에 있는 업체인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1차적으로는 신입사원들에게 가족의 소중함과 애사심을 키워주기 위한 행사였지만 그 부모에게 우리 회사 업종을 설명하고 중국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는 점 등을 알리기 위해 기획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