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진 서강대 사회학 교수
큰 틀에서 보면 국가의 수준, 즉 정부의 정책 목표 설정과 실행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현재의 사회적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 등 조사기관에서 제공하는 국가 및 사회 통계 자료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자료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를 토대로 설정된 정부의 목표는 더 정교해진다. 실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과실은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더 정확한 통계(Accuracy), 더 통합 지향적 통계(Borderless), 더 창의적인 통계(Creativity) 등 통계 선진화를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필자는 이를 국가 통계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ABC로 본다.
통계청이 새해 목표로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맞춤 통계’를 개발한다는 소식은 우려스러운 면도 있지만 기대감을 갖게 한다. 우려스러운 이유는 객관적 자료를 제공해야 할 국가기관이 현 정부 구호에 너무 친밀한 성향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한 사회는 특정 정부의 정책 과제라기보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성취해 나가야 할 과제라 할 수 있기에 우려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본다. 말 그대로 공정사회는 보통의 삶을 사는 국민이 더욱 행복해지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과 가정의 양립, 다문화, 나눔 문화, 복지사회에 도움이 될 통계를 개발해 나간다니 기대가 된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