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초빙석좌교수로 재직했던 미국 뉴욕주립대 역사학과 김성복 석좌교수(78)가 서울대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대 교수들은 학문보다는 술이나 정치에만 관심을 보인다”고 개탄했다. 또 김 교수는 “교수들이 줄 세우기나 자리 보전 같은 눈앞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봉건적 할거주의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선거 때마다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는 대학의 연구와 학생의 학업을 해치고 있다.
▷김 교수는 교수와 학생 사이의 소통 장애도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법대 건물에서 교수 연구실이 있는 층은 카드 열쇠가 있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학생은 교수와 사전 약속이 돼야만 교수 연구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미국의 학부중심 대학(리버럴 아츠 칼리지) 교수들의 연구실은 항상 개방돼 있다. 학생들이 면담시간을 내지 못할 경우 교수들은 과제물에 대한 코멘트를 녹음해 오디오파일로 보내준다. 김 교수는 교수 평가항목 가운데 ‘연구’보다 ‘교육’에 가중치를 둬야 한다고 제안한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