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애리조나 총격 쇼크
기퍼즈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경 투손 쇼핑센터 식료품점인 세이프웨이 앞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의 행사를 갖던 중 갑자기 난사된 총탄을 맞았다. 목격자들은 러프너가 불과 약 1m 떨어진 곳에서 기퍼즈 의원에게 먼저 총을 쏜 뒤 주변 사람들을 향해 20여 발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 알렉스 빌렉 씨는 “러프너가 ‘기퍼즈 의원이 누구냐, 의원을 만날 수 있느냐’고 묻기에 ‘차례를 기다리라’고 했다”며 “범인이 잠시 자리를 떠났다가 몇 분 뒤 다시 돌아와 기퍼즈 의원과 청중 사이 테이블을 밀어젖히면서 난입해 총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퍼즈 의원은 머리에 9mm 반자동 소총의 총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총탄이 관자놀이를 뚫고 이마 쪽을 관통했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기퍼즈 의원의 절친한 친구인 존 롤 연방지방판사와 기퍼즈 의원의 보좌관이 포함돼 있으며 9세 여자아이도 있었다. 이 아이는 학급 임원에 뽑혀 정치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이웃을 따라 행사장에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퍼즈 의원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보수 유권자운동인 티파티의 강력한 도전을 받아 고전했지만 근소한 표 차로 이겨 3선 의원이 됐다. 지난해 초 건강보험 개혁법안 처리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후 투손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 누군가가 돌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사당국은 러프너가 범행 전 반(反)정부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들을 인터넷에 올린 점에 주목하고 기퍼즈 의원을 겨냥한 정치적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범인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토요일(8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면서 문맹률에 대한 불만과 금본위 화폐제도의 실패 등을 거론하는 글을 남기는 등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보였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