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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박신욱/4개의 명함을 가진 나의 대학생활

입력 | 2011-01-08 03:00:00


“대학생이었어?” “직업이 있었어?”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 두 가지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기 때문인데 조금 힘들긴 하지만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학생이 되어서 관심 있는 분야를 생각했는데 전공 공부, 정보기술(IT), 기획마케팅, 봉사 등 네 가지로 압축됐다. 내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것은 학교에서 최대한 활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학교 밖에서 경험하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안의 나는 전공 공부와 함께 전자제품에 심취했다. IT에 대한 관심은 부전공인 컴퓨터공학으로 이어졌다. 또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는 신촌 지역 대학생동아리 이화앱센터의 센터장을 맡았다. 학교 밖에서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기획팀장을 맡아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 마케팅을 했다. 지금도 회사의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맞아 KBS에서 ‘희망로드 대장정’ 기획콘서트를 했다.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 음반의 프로듀싱를 맡았다. 회사 대표 등은 그 시기에 미국지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한국에서 내가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내한 일정부터 예산측정, 기자회견까지 해보지 않았던 중요한 일을 한꺼번에 실수 없이 해내야 했다.

그런데 학과 공부가 만만치 않았다. 수업시간에는 집중력을 200% 활용해야 했고 동기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에서는 더욱 열심히 해야 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기술의 발전이 한몫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이용해서 이동시간에도 e메일을 체크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살아오면서 가장 바빴던 시간이었는데 ‘집중력’과 ‘잉여시간 없음’을 모토로 했다. 요즘은 방학이라 시간이 좀 더 있기에 재능기부봉사인 ‘사랑의 예능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끼와 재능이 있는 불우 결손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든 자아 성취프로그램이다. 여러 재능 기부자가 아이들에게 음악 등을 가르친다. 대학생의 시간은 정해진 것이 아닌데 요즘은 정형화된 길을 밟아가는 게 보통인 듯하다. 필요한 공부와 경험을 남과는 다른 개개인 스스로의 방식으로 채워나갈 수 있다. 20대의 열정을 가지고 나만의 색깔로 내 시간을 채워나가자.

박신욱 이화여대 건축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