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비가 내리는 나라 이동태 글·박일구 그림 40쪽·1만 원·꿈터
작은 구름은 여름이면 녹색비를 뿌려 풀과 나무를 쑥쑥 자라게 하고, 가을에는 주황비를 뿌려 과일과 곡식이 탐스럽게 익도록 했다. 조그만 나라는 작은 구름이 뿌려주는 비 덕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아무 걱정 없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쳇 이젠 한 가지 색깔의 비는 지겨워”라고 말했다. 작은 구름은 할 수 없이 세 가지 색깔을 섞어서 비를 뿌렸다. 그러자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쳐 작은 구름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희망을 잃어버린 작은 나라 사람들은 여기저기 구름을 찾아 헤매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진 구름을 발견했다. 정성껏 구름을 꿰매준 사람들은 다시 분홍비를 내려달라고 했다. 작은 구름은 하늘로 둥실 떠올라 바람을 타고 동동 떠다니며 분홍비를 뿌려주었다. 하얗게 덮인 눈이 스르르 녹고 꽃들이 방긋방긋 피어났다. 온 나라에 꽃향기가 가득해졌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