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4人의 조언 “명문대-고시가 최고 아니다… 세계로 나가야 길있다”
○ G20 세대는 ‘글로벌리스트’ 아니다
이들은 단순히 유창하지 못한 영어 실력을 지적한 것이 아니다.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도 아니었다. 이들은 해외진출에 대한 G20 세대의 의지와 관심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유명 대학 교수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한국 교섭대표로 활동했던 이창용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은 “G20 세대가 기성세대보다는 전반적으로 조금 나을지 모르겠지만 이들의 의식구조로 세계와 경쟁하기에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대학생은 물론이고 공부를 잘한다는 초중고교 학생들 역시 미래의 꿈을 물으면 대부분 명문대에 진학한 뒤 각종 고시에 합격하거나 좋은 회사에 들어가겠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경쟁해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고 세계무대에서 주인공이 되겠다는 생각 자체를 처음부터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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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G20 세대 해외 경험해야
G20 세대에게 부족한 세계무대에 대한 도전정신을 키워줄 해결책으로 이들은 ‘영어능력 키우기’를 넘어 해외활동 기회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계은행(WB)에서 사회보장 및 노동부문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는 조윤영 박사는 한국판 ‘평화봉사단(Peace Corps·미국의 대표적인 청년층 대상 해외봉사 프로그램)’ 같은 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국제화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자비로 해외경험을 쌓고 있고 이 역시도 특정 선진국에 국한돼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저개발국에 나가 공적인 분야에서 활동하고 변화를 체험할 기회를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CNN 서울지국장 출신인 손지애 대통령해외홍보비서관은 “말로는 글로벌화를 외치지만 국내 교육은 아직도 한국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국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우리 일’처럼 공부하게 만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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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제기구와 투자은행(IB) 같은 최상위 수준에 해당하는 분야의 해외 진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단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외국에 있는 크고 작은 견실한 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바람직한 해외 진출”이라며 “해외 진출의 범위를 넓혀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