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못할 北도발’ 초동대응 총괄한 컨트롤타워 강화
정부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2008년 8월)을 계기로 국가위기상황팀을 신설한 뒤 천안함 폭침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굵직한 안보위기 때마다 조직을 확대 개편해 왔다.
정부는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관련 법령을 통과시킨 뒤 신설된 자리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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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편으로 청와대의 외교안보 조직은 정책 수립 및 집행을 맡은 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위기상황 전망 및 대처를 맡은 국가위기관리실장(수석비서관급)이 이끄는 이원 체제로 꾸려진다. 안보특보는 대통령에 대한 자문 역할에 중점을 두게 된다.
신설되는 국가위기관리실장 아래에 정보분석비서관 및 위기관리비서관이 포진한다. 위기관리비서관은 기존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을 맡았던 김진형 해군 준장이 그대로 이어받게 돼 비서관은 1명 순증하게 된다. 또 산하에 24시간 가동되는 ‘상황팀’을 설치했다.
청와대는 안보 조직의 이원화 배경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북한 핵 폐기를 위한 동맹외교, 국방개혁, 연간 60여 차례에 이르는 정상회담 준비, 중장기 안보전략 수립 등의 업무를 맡아온 외교안보수석의 업무 부담을 더는 것이 한 목적이다. 또 11·23 연평도 포격 도발 초기대응 때처럼 군사적 위기가 터졌을 때 청와대 내에서 대통령에게 1차 판단을 제공하는 임무를 위기관리실장에게 명확히 부여하기 위한 것이 또 다른 목적이다.
이번 개편에 따라 최상위 안보정책결정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관장하는 주체는 외교안보수석에서 국가위기관리실장으로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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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력 동원한 북한 위협 평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21일 청와대에서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대북 안보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청와대
청와대는 그동안 유의미하게 보지 않았던 점(點) 형태의 군사첩보를 의미 있는 선(線)으로 엮어내는 일을 신설된 정보분석비서관에게 맡기기로 했다.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러 정보기관이 정보 취합 경쟁을 하지만 결국 하나로 묶어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해석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분석된 보고는 매일 대통령과 대통령실장에게 보고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위기관리비서관실은 위기 발생 때 정부 부처별 초동대응을 총괄해 지휘하며, 상황 발생 후 1분 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참여정부 비판 및 성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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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비서관은 “과거 정부 때는 NSC를 지원하는 방대한 사무처 조직이 구성됐고, NSC 사무처가 정책 수립은 물론 안보 부처에 지시하는 일도 있었다”며 “이명박 정부는 당시 상황이 법률적 근거가 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가위기관리실장이 NSC 간사를 맡기는 하지만 옛 NSC 사무처처럼 외교안보 정책 수립 및 지시를 하는 청와대 내의 옥상옥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번 조직 개편 자체보다는 참여하는 안보전문가의 역량에 따라 향후 운영 방식 및 성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개편된 체제 아래 11·23 연평도 도발을 맞았다면 대응이 달랐을까”라는 질문에 “달랐을 요인이 당연히 있다”면서도 “결국에는 사람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