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회사 내에 주치의가 있다면…. 일하다가 아플 때 회사 밖의 의원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접수시킨 뒤 한참 기다렸다가 겨우 5분밖에 진찰받지 못하는 일도 사라지지 않을까. 네이버 직원들은 최근 주치의를 갖게 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본사 건물 16층에 지난달 22일 문을 연 ‘제너럴닥터@NHN’은 네이버와 계열사 직원을 위한 작은 병원이다. 8일 찾은 이곳의 풍경은 일반 병원과는 사뭇 달랐다. 진료실엔 작은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고 환자용 의자는 쿠션 좋은 소파다. 담요도 비치돼 있다. 의사나 간호사는 흰 가운 대신 평상복을 입었다. 간접조명으로 은은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났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정혜진 원장(32·사진)을 만났다.》
■ NHN 본사에 병원차린 ‘제너럴닥터’ 정혜진 원장
“지난해 우연히 서울 홍익대 앞 ‘제너럴닥터’ 1호점에 갔다가 ‘이렇게 즐겁고 친밀하게 진찰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만난 김승범 원장(33)이 같이 일해 보자고 했다. NHN 소셜네트워크인 미투데이(Me Today)를 사용하면서 NHN 대표와 만날 기회를 얻었다. 이때 사내 주치의가 있으면 직원 건강관리와 복지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제너럴닥터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환자들의 환경과 상황을 잘 이해하는 친구 같은 주치의라고 생각하면 된다. 같은 감기 환자라도 며칠 편히 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어쩔 수 없이 계속 일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또 약을 먹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처지를 파악해 그에 맞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제너럴닥터의 장점이다.”
―진료는 어떻게 하나.
‘환자와 더욱 가깝게.’ NHN 본사에 들어선 제너럴닥터 진료실에서 정혜진 원장(오른쪽)이 환자와 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며 진료를 하고 있다.편안한 분위기를 주기 위해 푹신한 소파를 환자용 의자로 삼고 조명도 은은한 간접조명으로 했다. 사진 제공 NHN
―현재 건강보험제도 아래선 많은 환자를 봐야 수익이 나는데 한 환자를 오래 붙들고 있으면 어떻게 하나.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보는 환자가 16명 정도다. 초진 환자는 3600원, 재진은 2600원을 받는다. 보험 청구를 하면 한 달에 300만∼400만 원을 받는다. 의사와 간호사 인건비만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월 2500만 원은 돼야 적자를 안 본다. 부족한 액수는 NHN가 상당히 메워준다. 홍익대의 1호점은 카페 운영으로 병원비용을 번다.
―앞으로 제너럴닥터가 발전할 수 있을까.
“제너럴닥터는 환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 환자가 의사를 만나도 자신의 병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환자를 많이 봐야 돈을 벌 수 있는 행위별 수가제가 문제다. 1차 의료인인 제너럴닥터가 상담으로도 충분히 병원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의사와 환자 간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실험을 할 예정이다. 제너럴닥터의 실험이 향후 10년 내에 인간적인 의사-환자 관계 형성을 일반화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