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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원룸’ 임시가옥 터닦기 마무리…“시린가슴 따뜻이 감싸야죠”

입력 | 2010-12-09 03:00:00

■ 복구현장 가보니… 주말쯤 설치




8일 소방방재청 관계자가 연평도 연평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에 설치된 임시주택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연평도 주민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화장실과 싱크대 등이 설치된 임 시주택에서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공사 진행 상태로 보면 3, 4일 후에는 터 공사를 끝내고 임시가옥을 제자리에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평도 연평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에 설치되는 임시주택 공사 현장을 책임지는 소방방재청 이상원 사무관은 8일 임시가옥 상태를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원목무늬 외벽의 임시주택 15동은 운동장 담벼락을 따라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함박눈이 연평도 전역을 하얗게 뒤덮은 이날 소방방재청 방재관리국과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수도관과 전기선을 끌어들이는 임시가옥 터 공사를 진행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에 연평도에 들어설 임시주택은 소방방재청이 2007년 개발한 것으로 ‘실전’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재해재난 지역에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임시주택이 쓰여 왔다.

어른 4명이 누우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좁은 원룸형 주택이지만 생활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갖춰 기존 컨테이너 주택보다는 훨씬 아늑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마다 화장실과 거실이 따로 있고 건물 밖에는 보일러실이 있어 한겨울 추위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창틀은 모두 2중창으로 만들어 외풍이 거의 들지 않았다. 벽 두께는 10cm가 넘었으며, 그 안에는 난연성 단열재로 채웠다.

연평도 피란민들이 인천시가 내놓은 생활안정대책에 합의하면서 연평도 복구 작업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점검팀 직원들은 이날 연평도를 돌며 포격으로 반파된 마을 입구의 수협 복지회관 건물을 비롯해 고장 난 꽃게 냉동고를 수리했다. 연평파출소와 인천해양경찰청 연평출장소의 깨진 창문도 모두 새것으로 교체됐다.

7일 오후부터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처음으로 상점이 영업을 재개했다. GS25 간판이 붙은 이 가게는 원래 군 관계자에게만 물건을 파는 면세품점이지만 일반 상점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주민들에게도 물건을 팔 예정이다. 8일 여객선 편으로는 인천시의료원 의료진 9명이 섬으로 들어와 마을에 남은 주민들에게 외과, 정신과 진료를 했다. 포격 도발 때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친 이길녀 씨(64·여)는 “그동안 전문의 진료를 받기 어려웠는데 의료진이 섬까지 찾아와 진료해 주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포 미분양아파트에 임시거처

한편 인천 ‘찜질방’에서 16일째 지내고 있는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거처가 경기 김포시 양곡지구의 미분양아파트로 결정됐다. 연평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김포 양곡지구 미분양아파트와 인천시내 다세대주택 등 인천시가 제안한 임시거처 후보지 2곳을 직접 살펴보고 나서 내부회의를 한 결과 김포 미분양아파트로 이주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연평도=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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