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 소식이 확산되자 대구시와 경북대병원은 뒤늦게 대책방안을 내놓느라 부산을 떨었다. 대구시는 △휴일 소아진료 당번 병원 운영 △공공응급의료 기능 보강 △주요 병원 응급의료 핫라인 구축 등 긴급 대책을 쏟아냈다. 경북대병원은 처음에는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가 노조에서 반발하자 말을 바꿨다. 병원 측은 진단만 나오면 처치가 가능한 병이어서 빨리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을 해줬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대병원 모두 책임을 회피해 보려는 심산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대구시 대책들은 적어도 메디시티 대구라면 완료됐어야 할 제도가 아닐까. 벌써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명색이 지역 최고 병원임을 자부하는 경북대병원의 공식 입장이 고작 다른 병원을 안내했다는 것도 문제다. 파업 중이었다 해도 군색한 변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해당 기관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시인하고 있다. 대구시 보건과 관계자는 “응급 상황이 갑자기 바뀌는 소아 환자는 부담스럽다. 특정 진료과목 전공의 부족 문제를 겪는 대학병원들이 서로 미루다 벌어진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시와 각 의료기관이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특정 병원들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비난했다. 대구시는 물론 지역 의료계가 소중한 어린 생명의 희생으로 얻은 교훈을 부디 잊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