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 “겹둥근 무늬는 태양을 마름모는 여성을 상징”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미술사연구소가 개최하는 학술대회 ‘울산 반구대 천전리 암각화’가 열린다. 1970년 12월 24일 천전리 암각화를 처음 발견한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사진)는 이 자리에서 ‘울산 반구대 천전리 암각화 발견 40주년의 의미와 도상의 재해석’이란 제목의 발표를 한다. 천전리 암각화는 너비 10m, 높이 3m의 바위면에 선사시대부터 신라 말기까지의 기하학적 문양과 명문(銘文)이 새겨져 있다. 선사시대 문양이 특이한 데다 신라 화랑들의 이름과 신라인들의 그림까지 새겨져 있어 주목을 받아왔다.
문 교수는 선사시대에 새긴 무늬에 대해 “고조선을 형성한 한 부족의 문자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문 교수에 따르면 겹둥근 무늬는 태양을, 마름모 무늬와 타원형 무늬는 풍요와 다산을 나타내는 여성을 의미한다. 세로로 구불구불한 뱀 무늬 속에 볼록한 알 모양이 표현된 점, 암수 사슴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점도 풍요와 다산을 나타낸다. 문 교수는 이 기호를 문자로 본다. 그 근거로는 ‘기하학적 문양이 반복된 점’ ‘중국 문헌에 신라인들이 문자를 받아들이기 전에 표식을 남겼다고 기록된 점’ 등을 들었다.
문 교수는 “상징을 의미하는 기호들이 여러 번, 다양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을 볼 때 이는 메시지를 전하는 문자 역할을 했으리라 본다”며 “천전리 암각화가 발견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그간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위주로 연구가 진행돼 천전리 암각화 문양의 의미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천전리 암각화의 겹둥근 무늬(①)는 태양을, 마름모 무늬(②)와 타원형 무늬(③)는 풍요와 다산을 의미하는 여성을 상징한다. 문명대 교수는 “문양이 반복되고 계속 쓰이는 점을 볼 때 메시지를 담은 문자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 제공 한국미술사연구소
11일 학술대회에선 ‘중국 암각화 인면상을 통해 본 천전리 암각화 인면상의 도상 특징’ ‘천전리 암각화의 기하학적 문양과 선사미술’ 등 10건의 관련 논문을 발표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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