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 ‘배반당한 민족공조’ 발간
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75)은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벌어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여러 차례 아쉬움을 표했다. 확전을 우려하다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자위권조차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 소장은 최근 발간한 ‘배반당한 민족공조’(청미디어·사진)를 통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 북한이 60년 동안 남한을 겨냥해 벌인 테러의 역사, 천안함 폭침사건의 본질, 북한의 군사력 증강과 대남 전략에 대한 남한의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소련을 굴복시키고 냉전을 종식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벤치마킹해 대북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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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저지른 배경은 뭐라고 보나.
“김정일이 죽기 전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굳히려면 ‘김정은이 선군정치에 따라 흔들림 없이 북한을 지킬 수 있다’는 이미지를 급조해야 한다. 즉, ‘김정은이 나이는 어리지만 우월한 군사지식을 갖고 있고, 대담성 용맹성 창의성 모험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족의 피로 김정은의 카리스마를 조작하기 위해 이번 도발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
―북한이 계속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북한은 사면초가 상태다. 국제사회의 제재, 금강산 관광 중단과 남한의 인도적 지원 중단에다 중국마저 북한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금 북한이 믿을 수 있는 것은 핵을 배경으로 무력 도발을 해 남한에서 돈을 뜯어내는 것밖에 없다. 더욱이 지금까지 도발을 해도 남측이 응징이나 보복을 안 했기 때문에 얕잡아보고 과감하게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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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타타담담(打打談談)’ 전술을 쓴다. 힘을 가졌을 때는 때리고 힘이 없을 때는 협상하는 것이다. 연평도 도발 뒤 한미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을 동원해 연합군사훈련을 하고 경계태세를 높이니까 지금은 주춤한다. 하지만 우리가 느슨해지면 또 도발을 할 것이다. 우리가 어떤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북한의 도발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보나.
여영무 남북전략연구소장이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위권을 행사하지 못한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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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와 국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먼저 김정일 정권과 북한 체제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북한 정권의 대남 테러 60년사를 보면 북한정권은 반인륜 범죄집단, 폭압정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국민의 안보관을 고쳐 세워야 한다. 김정일은 남한 주민의 전쟁공포증을 역이용하고 있다. 북한의 포탄이 날아오더라도 감내할 각오 없이 안보를 지킬 수는 없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