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9단 ● 원성진 9단본선 8강 1국 6보(103∼129)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의 비극은 3부터 11까지 상변을 살리는 수순을 생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백은 좌변에 막강한 세력을 만들었고 선수마저 잡았다. 이 대목에서 선수는 천금같은 가치를 갖는다.
백은 귀중한 선수를 백 14에 사용한다. 21의 자리에 둬 좌변을 철통같이 지키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처럼 호방한 수를 구사한 건 자신감의 표현이다. 흑 15, 17로 좌변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지금 상황에서 최선. 그래도 백의 공격은 피할 수 없다.
백은 특별한 수를 구사할 필요가 없다. 좌변의 두터움이 지닌 무게를 가지고 흑 두 점을 지그시 눌러주기만 하면 된다. 많은 사람에게 깔리면 맨 밑에 있는 사람이 숨이 막히고 운신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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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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