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4일 시즌 개막
지금까지 프로배구 남자부는 흔히 말하는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다른 프로 스포츠와는 달리 한 선수가 한 팀에서 10년 이상 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변화라고 한다면 매년 바뀌는 외국인 선수 정도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무려 7명의 선수가 새 둥지를 틀었다. 각 팀들이 만족할 만한 전력 보충이 됐다는 의미. 배구 팬들은 새 팀에서 새 역할을 맡게 될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생겼다.
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 6개 팀 감독은 올 시즌 우승 후보로 현대캐피탈을 꼽았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한국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을 보유한 팀이 됐다”고 말했다. LIG손해보험 김상우 감독도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수혜를 본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박철우라는 간판 공격수를 내줬지만 문성민으로 보충하는 등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면을 많이 보완했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부터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3팀에서 4팀으로 바뀌었다. 해마다 4위 문턱에 걸려 플레이오프 구경도 못한 팀들이 이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거나 우승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사령탑들은 만년 하위팀 KEPCO45의 플레이오프행을 점쳤다. 대한항공 신 감독은 “지금까지 취약했던 센터와 레프트 등 신장 면에서 좋은 선수들이 들어와 올 시즌에는 이변을 일으키지 않을까 전망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즌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가빈 슈미트는 올해도 큰 활약을 펼칠까. 각 팀의 새 용병들은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가빈은 다른 팀 용병들에게 “한국 배구 적응이 문제라고? 서브는 코트를 향해 때리고 스파이크는 코트 바깥으로 때리면 된다”는 농담을 던지는 등 여유와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