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포문을 열었다. “영장 나왔을 때 군대에 가야지 늙어서 ‘이제 군대 가겠다’니.”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트위터를 날렸다. “집권당 대표가 할 일은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만드는 겁니다.” 천안함 사태 직후 안 대표와 갈등을 빚던 명진 당시 봉은사 주지는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군대 갔다 와라. 갔다 와서 나를 좌파, 급좌파, 빨갱이라고 하면 다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안 대표의 병역 자료를 보면 기피 의혹이 없지 않다. 1987년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 때 쇼크사로 조작하려는 경찰 음모를 막아낸 강직한 이미지마저 구겨질 정도다. 어제는 연평도를 방문한 안 대표가 포격당한 민가에서 나온 보온병을 포탄으로 오인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현 정부 역시 군 개혁을 강조할 때마다 대통령-총리-여당 대표의 ‘군 미필(未畢) 디스카운트’에 유형무형의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젊은 날의 아픈 실수나 가난, 질병, 혹은 설명하기 힘든 운명 때문에 뒤늦게 가슴 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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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