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위해서는 사회 통합, 즉 국민 간 결속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탈북자 2만 명 시대에 살고 있다. 탈북자를 속히 한국에 동화시켜 대한민국 국민인 데 대해 긍지를 가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필자는 3년 전부터 하나원을 거쳐 사회에 나온 탈북 청소년의 대학 진학을 위한 멘터를 해왔다. 얼마 전 하나원에서 막 나온 18세 탈북 소녀가 쉼터를 운영하는 수녀에게 한 말을 전해 들었다. “우리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남한 사람들은 우리를 적대시하고 차별하지요?”
아무리 한국이 주요 20개국(G20)의 하나로 의장국이 되고, 녹색성장 선도국으로 발돋움한다 해도 국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 모든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탈북자 대다수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간답게 잘살아보고 싶어 생명을 걸고 우리에게 온 이웃이다. 이들을 고통 받는 이웃으로 보지 않고 격리하고 싶어 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지 않는다면 이들은 한국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낙오자가 돼 사회의 불만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국회에서 탈북자 문제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진정한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 또 일반 국민이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탈북자가 대한민국의 건전한 국민이 되도록 인도하는 일이 중요한 통일정책 중 하나가 돼야 한다.
탈북자는 한국어를 쓰지만 기층문화와 사고방식이 우리와 완전히 다른 사회에서 온 이방인이다. 이들이 한국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정착하게 하려면 우선 경제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한다. 적어도 3, 4년간 누군가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필자는 2009년 초 개성공단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공단 입주사 대표 등을 만나보았다. 북한주민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노동자에 비해 기술 및 성실성 면에서 뛰어나다고 칭찬하는 말을 들었다. 국가나 대기업, 중소기업이 탈북자를 위한 공단을 설립해 우선적으로 이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바란다. 이들이 공단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습득하고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연스럽게 탈북자와 남한 사람의 교류를 확대하고 서로 믿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