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51.2%)을 전량 인수하기로 의결한 24일 외환은행의 한 간부를 만났다. 하나금융에 인수된다는 사실에 울분을 터뜨렸지만 ‘먹튀’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곤 했던 대주주 론스타에 대해서는 의외로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론스타는 악마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론스타는 꾸준한 경영실적으로 외환은행을 알짜배기 은행으로 바꿔 놓았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론스타는 헤드헌터 업체를 통해 전문 경영인을 행장으로 영입한 것이 유일한 ‘경영 개입’이었다. 이후 외환은행의 근무행태는 크게 바뀌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전에는 정부나 정치권 등 외부의 끈이 없으면 고위직 승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적지 않은 간부들이 오후 5시만 지나면 외부 약속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이렇게 바깥으로 향했던 임직원의 관심과 시선을 외환은행 행장은 은행 내부로 돌려놓았다. 서구식 보상평가체계를 도입해 실적이 우수한 임직원에게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 대외 업무는 최소화했다. 정부, 감독당국, 정치권 등도 외국계 대주주가 들어선 탓인지 별 간섭을 하지 않아 외환은행은 공고한 성(城)을 쌓은 채 할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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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론스타가 남긴 게 뭐냐는 본사 기자의 질문에 “은행업이 경영에 열중하기만 해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산업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답했다. 그 말의 의미를 새판 짜기에 나선 시중은행과 외부 관계자들이 새삼 곱씹어 볼 때이다.
박현진 경제부 차장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