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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온 21세기 첫 10년

입력 | 2010-11-27 03:00:00

타임, 9·11테러-신종플루 등 ‘격동의 지구촌’ 재조명




‘Y2K(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 컴퓨터 오류)’ 우려 속에 조심스럽게 출발했던 21세기. 이후 10년간 전 세계는 예상치 못한 각종 재난과 테러, 전쟁, 경제위기 등을 겪으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어떤 사건은 크고 오랜 영향력을 미쳤고 어떤 일은 불필요한 법석과 소동으로 판명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0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최신호에서 역동적이었던 21세기 첫 10년의 주요 사건을 되짚었다.

○ “과거를 모르면 실패를 반복한다”

첫해인 2000년을 가장 시끄럽게 만든 사건은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재검표 사태였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빅빙의 승부를 겨루던 중 빚어진 이 사건으로 미국은 오랫동안 국론 분열의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이듬해인 2001년에는 9·11테러가 발생했고 사건현장인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재건사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도 복잡한 건축 프로젝트로 기록될 이 건물은 48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또 타임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對)이라크전쟁을 주요 사건으로 꼽고 “전쟁 초기 미국인과 이라크인 사이의 소통, 이해의 부족으로 너무 많은 희생과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지적했다.

음악이나 영화 같은 파일 공유 프로그램의 개발도 21세기를 바꾼 사건으로 꼽았다. 무료 음악 다운로드업체인 냅스터를 만든 숀 패닝 등 4명의 젊은이는 자신들도 감당하지 못할 인터넷상 ‘해적질(저작권 침해)’을 확산한 셈이기도 하다. 이 밖에 미 사상 최악의 인재(人災)로 기록된 2005년 뉴올리언스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건,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급성장한 중국의 부상 등도 언급했다. 타임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치 △환경 △종교 △시대의 트렌드 등으로 분류한 과거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를 반복한다. 21세기의 속도에 맞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라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 지난 10년을 말해주는 사람들

또 타임은 격동의 사건현장을 대표하는 인물 5명을 꼽기도 했다. 1999년 이혼한 엄마와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조난당한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당시 6세)의 송환 여부와 양육권 문제는 미-쿠바 간 외교분쟁까지 촉발했다. 그는 2000년 생부가 있는 쿠바로 돌아간 뒤 현재 군사학교에 다니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라크에서 전쟁포로로 잡혔던 제시카 린치 미 육군 일병은 2003년 영화 같은 미군의 구출작전으로 귀환한 뒤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국방부가 자신의 활약상을 과장했다는 솔직한 증언으로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지금은 세 살 된 딸의 엄마로 교사가 되기 위해 막바지 대학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 이라크전 전사자의 어머니로 반전운동의 상징이 된 신디 시핸 씨,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건의 늑장 대처로 국민의 비난을 받았던 마이클 브라운 전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 등이 꼽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