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능성이 큰 전후(戰後) 시나리오는 아프간 내 파슈툰-비(非)파슈툰 간 분할이다. 더 큰 혼란이 일어날 여지도 있다. 역할을 채 마치지 않고 나토군이 철군하면 인도가 아프간-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더 큰 테러에 직면할 것이다. 또 지역 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한층 더 대담하게 초국경적 공격을 감행하게 만들 것이다.
2014년 철군 계획은 놀랄 만한 일은 아니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미 아프간전쟁을 끝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해 미국은 테러리즘을 무찌르기보다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철군 계획은 이런 전략적 이동을 확인해줬다.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은 선임자의 글로벌 대테러 전쟁을 끝냈다. 고투 혹은 전략적 도전이라고 새로 명명한다고 해서 아프간의 현실을 바꿀 순 없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추가적인 테러 공격을 운 좋게도 피할 수 있었다. 반면 아프간-파키스탄과 국경을 맞댄 인도는 테러에 더욱 취약해졌다. 인도는 2001년 12월 의회에 대한 공격으로부터 2008년 뭄바이 테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공격으로 고통받았다.
아프간과 파키스탄은 역사적 뿌리 없이 인위적으로 형성된 국가다. 오늘날 이들은 초국경 테러리즘과 헤로인 무역의 글로벌 진원지로 부상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최대 원조 수혜국이지만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발표한 2010년 실패국가지수(The Failed States Index)에서 10위를 기록해 기니와 아이티 사이에 들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이의 정치적 국경은 실질적으로 사라진 상태다. 아프간은 2640km에 이르는 ‘듀랜드 라인’을 무시하고 거부했다. 듀랜드 라인은 1893년 당시 이 지역을 식민지배한 영국이 파슈툰 영토를 양분해 아프간과 영국령 인도 사이의 국경으로 삼은 것이다.
오늘날 듀랜드 라인은 지도상에만 존재한다. 실제로는 정치적 민족적 경제적 연관성이 거의 없다. 파슈툰족은 사실상의 ‘파슈튜니스탄’ 건설을 오랫동안 추구하면서 세력을 키웠지만 정치적 권한은 확보하지 못했다. 파키스탄의 영토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정치적 국경을 소멸시키기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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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마 첼라니 인도 정책연구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