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성명
미국 유럽 홍콩 중동 등 세계 여론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24일 ‘중국의 역할’을 일제히 주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는 북한의 주장을 먼저 보도하면서 남북 간 교전 측면을 강조하는 등 세계 여론에 역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 ‘중국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홍콩 밍(明)보는 북한의 존재는 중국에 겉보기엔 이로워 보이지만 결국은 부담이므로 더 말려들기 전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북한의 최근 공포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지 않은 채 ‘실패한’ 6자회담의 재개만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이런 상황 뒤에 숨지 말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성마른 이웃을 둔 중국’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 중국, “남북 대화해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며 “남북이 냉정과 자제를 견지하고 최대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가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도발 관점이 아닌 남북한 교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남북한 모두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식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사건 발생 초기 ‘북한의 포격으로 한국 측 2명 사망’ 등의 제목으로 속보를 전하다 ‘남북한, 서부해역서 교전 발생’ 등으로 수정했다. 신화통신은 24일 오후에는 “정보의 한계로 여전히 누가 포격을 시작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천안함 폭침 사건 때와 비슷한 내용을 내보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