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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2014년까지 아프간 치안권 완전 이양”

입력 | 2010-11-22 03:00:00

리스본정상회의 ‘아프간 출구전략’ 승인
‘유럽 MD구축-러와 아프간 협력’도 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내년 초부터 아프가니스탄 치안유지권을 아프간 당국에 이양하기 시작해 2014년 말까지 이 작업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아프가니스탄 치안유지군(ISAF)을 주도하는 나토는 20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이틀째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프간 출구전략을 승인했다. 아프간 내 치안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치안유지군은 아프간에서 전투활동을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일부 나토 국가에서는 아프간에서 폭력사태가 이어질 경우 2014년까지 치안유지권을 이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정상회의를 끝낸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아프간에서 우리가 수행하는 임무의 새로운 시작”이라며 “앞으로 치안상황에 따라 우리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ISAF 병력이 2014년 이후에도 전투활동에 투입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아프간에서의 전투활동을 종료하는 2014년 말이라는 시한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전황을 점검한 후에 미국 전투병력을 언제 철수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이후 나토 정상회의의 합의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2014년 말까지 아프간 정부가 치안상황을 주도하도록 하고 미군이 아프간에서 전투활동을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라스무센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내년 초부터 시작되는 치안유지권 이양이 2014년 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지원을 확인할 수 있어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치안유지권 이양은 정해진 시간표가 아니라 아프간 치안상황에 따라야 할 것이며 평화에 이르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날 나토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나토-러시아 정상회담을 열고 러시아를 통한 아프간 군수물자 보급을 확대하는 문제에 합의했다. 나토는 19일 미국이 주도한 유럽 미사일방어(MD) 구축에 합의한 데 이어 이날 러시아와도 협력을 이끌어내 미사일 방어 체제 구축에 탄력이 붙게 됐다.

한편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19일 첫날회의에서 신(新)전략구상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신전략구상은 △지역 안보공동체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정체성과 기능 부여 △비회원국과의 동반자 관계 강화 △유럽 내 핵무기 역할 재정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신전략구상은 나토의 활동영역을 유럽에서 벗어나 군사적 개입활동을 공식적으로 확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전략구상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을 책임자로 한 전문가그룹이 5월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라스무센 사무총장이 초안을 만들어 정상회의에 상정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