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방때 전용기 한번 안타면 인디오마을에 학교 하나 짓는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코노미 등급 좌석을 이용해 왔다는 사실을 처음 보도한 동아일보의 지난해 11월 12일자 A5면 기사(왼쪽). 가르시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예정보다 하루 더 묵고 가겠다”고 말한내용은 그해 11월 13일자 A6면에 실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15일 대통령특사로 페루를 네 차례나 방문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오찬을 갖는 데 이어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하면서 자원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방한에도 비행기의 이코노미석을 끊어 지구 정반대편에서 날아왔다. 10일(현지 시간) 페루 수도 리마를 출발해서 미국 뉴욕을 경유해 일본항공(JAL) 이코노미석을 끊어 도쿄(東京)에 도착한 뒤 13, 14일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밤 김포공항으로 올 때도 JAL 이코노미석을 끊었다. JAL은 정상 예우 차원에서 이번에도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바꿔줬다.
광고 로드중
▶본보 2009년 11월 12일자 A5면, 정상회담 길 이코노미석 탄 대통령
2009년 11월 13일자 A6면 참조, 페루 대통령 “원더풀 코리아… 하루 더 묵겠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가르시아 대통령이 이코노미석을 끊어 정상외교를 벌이는 것은 어찌 보면 가난한 국가의 곤궁함을 드러내는 것 같지만 배울 점이 많다”며 “그는 늘 ‘해외순방 때 전용기를 타지 않으면 가난한 인디오 마을에 학교 하나를 지을 수 있게 된다’며 전직 대통령이 타던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올해 3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리마의 국립영재학교에 컴퓨터 500대를 기증했을 때 24개 부처 장관 전원을 동반해 행사장을 찾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바지를 가리키면서 “이것은 한-페루 우정의 징표”라며 2009년 11월 정상회담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광고 로드중
가르시아 대통령은 6월 이 대통령이 파나마를 방문했을 때엔 “그랑 아미고(절친한 친구)가 가까운 곳에 왔는데 전화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국빈방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가르시아 대통령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인 만큼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가르시아 대통령의 한국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