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공조하라는 유권자의 뜻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선거와 비교해서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대통령선거보다 중간선거 투표율이 현저하게 낮다. 더불어 대통령 소속 정당이 의석을 상실하는 경향이 크다. 즉, 유권자는 정치 스타인 대통령을 발굴한 후 매서운 평가로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의 동반자가 의회라고 일깨워준다. 또한 1994년 중간선거 이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중간평가는 대통령 주도의 통치를 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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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역사적 선거’를 가능하게 했던 당시의 정치적 상황은 무엇인가.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선거공약을 정책으로 흡족하게 구현했는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 양극화로 분열되고 경제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경제침체 속에서 치러졌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대외정책보다 국내정책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의료보험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완수했지만 개혁취지가 희석되었다는 비판을 들었다. 구제금융 조치는 출범부터 비난의 대상이었고 항의집회로 촉발된 보수층 유권자의 모임은 티파티(Tea Party)로 번졌다. 또한 정부 주도의 경제부양정책 효과가 미미해 경제가 침체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외적으로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물려받은 오바마 정권은 북한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중국의 부상은 동아시아 안보체제에 위협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보호무역 지향적인 국내 여론의 압박으로 자유무역협정의 의회 비준에 유보적이었다.
중간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는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공화당과 공조하라는 중간평가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대통령의 업무평가에서 낙제점을 줬는지 아니면 재검판정을 내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특히 2008년 오바마 지지층 중 이번 중간선거에서 이탈한 표심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티파티류 반(反)오바마 선거 전략에 부화뇌동했는지 아니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주력한 국가 재건축에 제동을 걸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오바마 시대는 아직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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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무수한 풍랑을 거치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풍경을 새롭게 장식한 오바마 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 사회의 금기사항을 파기하는 묘책을 지난 2년간 익혔기 때문이다. 중간선거 패배는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이옥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