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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됩시다]펀드+적금 퓨전상품 “안전+수익성 굿”

입력 | 2010-10-29 03:00:00

증시상황 따라 적금-펀드 투자비율 알아서 조정
은행들 혼합형 출시 붐… 가입때 ‘기준’ 따져봐야




직장인 김정민 씨(28)는 요즘 주가 상승 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다시금 고민에 빠진다. 김 씨는 “이렇게 주가가 오르기 전에 펀드를 환매했다”며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다시 펀드 투자를 하기에는 주가가 이미 오를 만큼 올라 낭패를 볼 것 같고 그냥 목돈을 은행에 맡겨두자니 이자가 너무 낮아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와 적금 사이에서 고민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근 은행권의 ‘펀드+적금’ 상품이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다. 푼푼이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싶지만 적금에 돈을 넣자니 이자가 연 3%대여서 망설여지고 펀드에 돈을 넣자니 원금손실 위험이 높아 불안한 투자자들이 이러한 ‘퓨전’ 상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

○ 은행과 증권이 만났다…‘펀드+적금’


‘펀드+적금’ 상품은 증시 상황에 따라 적금과 펀드 투자 비율이 달라진다는 게 최대 특징이다. 주가가 많이 올랐으면 적금 비중을 높여 안전성을 취하고 반대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면 펀드 비중을 높여 고수익을 노리는 식이다.

올 들어 시중은행은 이 같은 혼합형 상품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공략에 나선 곳은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5월 일찌감치 적금과 펀드에 이체하는 비율을 조절하는 ‘IBK 적금&펀드’ 상품을 내놓았다. 고객이 ‘IBK 내맘대로적금’과 국내 주식형펀드에 각각 가입하고 코스피 기준지수 구간을 정하면 코스피 움직임에 따라 적금과 펀드 이체비율이 자동으로 커지거나 작아지면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투자 형태를 찾아가도록 설계됐다. 자동이체 전날의 코스피가 선택한 기준지수보다 낮으면 펀드 적립비율이 늘어나고 반대로 높으면 적금의 이체 비율이 커진다. 즉, 펀드를 싸게 살 수 있을 때 펀드를 더 사고 가격이 올라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때는 적금으로 돌리는 것. 가입할 시점에서의 이체비율은 적금과 펀드 각각 50 대 50으로 자동 지정된다. 코스피 기준지수 구간은 50포인트와 100포인트, 이체비율은 5%와 10% 중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8월 KB국민은행이 의욕적으로 내놓은 ‘와이즈플랜 적금&펀드(기본형)’도 고객이 가입한 펀드의 기준지수에 따라 펀드와 적금 투자비율이 달라진다. 은행이 알아서 적금과 펀드 납입액을 조절해 주기 때문에 금융지식이 적은 고객도 주식투자에 나설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25일 내놓은 ‘참 똑똑한 펀드+적금 이체 서비스’는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다. 씨티은행 측은 “코스피 기준은 이체 당일을 제외하곤 가입기간 중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한다.

○ 수익은 직접투자보다 떨어질 수도

이처럼 ‘펀드+적금’ 상품은 투자자가 계속해서 주가를 주시하며 고민할 필요 없이 은행이 시장상황에 맞춰 투자금액을 알아서 조정해 준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투자에 앞서 기억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일단 은행이 지정해 둔 특정 펀드와 적금에 가입해야만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적금과 펀드, 각각을 따로 따져봤을 때는 이 같은 결합상품보다 더 높은 이율을 주는 적금이나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는 펀드 등 더 매력적인 상품이 있을 법하다.

또 상품에 따라 코스피 기준지수나 이체비율 ‘조정’에 대한 규정이 약간씩 다르므로 가입 중간에 기준을 바꾸려다 낭패를 보지 말고 처음 가입할 때 신중히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적금과 펀드로 자산을 나눠 안전성과 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투자방법인 만큼 증시가 장기간 활황세를 유지한다면 펀드나 직접투자에 전념하는 것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