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58m2 2억3000만원 vs 125m2 2억4000만원
성남시 삼평동에 사는 30대 주부 강모 씨는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와 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큰 아파트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강 씨는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보니 대형 아파트는 넘쳐나지만 중소형은 없다”며 “전세금이 싸도 대형은 난방비 등 관리비가 많이 들고 가족도 3명밖에 안 돼 넓은 집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 넓어도 전세금은 오히려 싸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대우아파트의 전세금은 158m²가 2억3000만, 125m²가 2억4000만 원으로 나와 있다. 분당구의 시범삼성한신아파트 전세금은 105m²가 3억∼3억1000만 원, 161m²는 3억∼3억3000만 원에 거래돼 가격이 비슷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수요자 대부분이 중소형을 많이 찾아 인기도 높다 보니 중대형과 전세금 차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분당 용인 등은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대형 아파트를 많이 지어 최근 중대형 입주물량이 쏟아졌다”며 “중대형 위주로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다 보니 기존 아파트의 전세금과 매매가도 파격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전세금 역전, 서울로 확산
이러한 전세금 역전현상은 도심과 가까워 직장인 수요가 많거나 재개발로 기존 주택이 헐리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 전세금도 108m²는 1억9000만∼2억 원이지만 140m²는 2억∼2억1000만 원에 나와 있다. 같은 지역 현대아파트의 전세금은 141m²가 2억 원이지만 107m²는 1억9000만 원에 최근 거래돼 가격차가 1000만 원에 불과했다. 동작구 사당동의 현대아파트 105m²는 2억1000만∼2억3000만 원이지만 145m²는 2억3000만∼2억5000만 원으로 차이가 2000만 원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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