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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 故로 王之不王은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라…

입력 | 2010-10-22 03:00:00


맹자가 왕도정치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라고 규정하자 제나라 선왕은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차이를 설명해달라고 청했다. 그러자 맹자는 할 수 없는 것의 예로 태산을 옆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일을 들고, 하지 않는 것의 예로 웃어른에게 나뭇가지를 꺾어드리지 않는 일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위와 같이 측은지심을 지닌 제선다.

위의 단락은 두 문장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두 문장 모두 王之不王을 주어로 하고 있어서, 발화자인 맹자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냄을 알 수 있다. 또 두 문장에서 ‘非∼也’와 ‘是∼也’의 구절이 대응하여, 앞의 것을 부정하고 뒤의 것을 강하게 긍정하고 있다. 이때 挾太山以超北海는 앞서 든 사례를 갖춰 말했고, 折枝는 앞서 든 爲長者折枝를 줄여 말했다. 折枝는 실제로는 ‘折枝해 드리지 않는 일’을 뜻한다.

주자는 말했다. 惻隱之心(측은지심)은 백성과의 관계에서 절실하게 일어나고 仁의 실행 기법은 백성을 위한 仁政(인정)에 손쉽게 推廣(추광)할 수 있다. 그런데 제선왕은 측은지심이 인간 이외의 소에게 미쳤으니, 그가 백성을 보호하고 왕 노릇하지 않은 것은 선뜻 행하지 않은 것일 따름이다. 측은지심은 나에게 固有(고유)하여 밖에서 구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것을 擴充(확충)함은 나에게 달려 있을 뿐이니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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