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남남협력 특별한 기회될 것”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세계 협력통치)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G8에서 G20으로의 확대는 역동적인 신흥 경제시장의 중요성과 효율적인 세계 협력의 필요성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입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주한 호주대사관. 샘 게러비츠 대사는 “호주 정부의 G20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란 전제를 깔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 탓인지 단어 하나도 신중히 고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호주 정부가 이번 정상회의를 얼마만큼 중시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주제가 G20을 벗어날 땐 활기찬 모습도 보여줬다. 2011년 한국과 호주의 수교 50주년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부산과 마산 등 한국 지명을 일일이 짚어가며 양국의 오랜 역사에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에선 천안함 합동조사단에의 호주 전문가 파견 및 아프가니스탄 파병 협력 등 다양한 양국 협력 사례를 거론하며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확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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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로버트 게러비츠 주한 호주대사는 15일 ‘글로벌 거버넌스(governance·협치)’ 를 수차례 강조하며 G20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호주 정부는 정상회의에서 어떤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나.
“우리는 G20이 세계 경제의 지속적이고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어 선진국과 제3세계의 격차를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G20은 단순히 참여국만을 위한 행사여선 안 된다. 세계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의제 역시 그런 점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
―선진국과 제3세계 사이에서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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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율 문제에 대한 호주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이번 정상회의가 환율 문제를 거론하기에 적절한 장(場)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G20에서 다뤄질 단 하나의 이슈는 아니란 점도 명심해야 한다. 환율 문제는 모든 국가에 도움이 되는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맥락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G20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G20은 글로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경기를 북돋우고 자본시장의 기능과 신뢰를 회복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상호 협력을 통해 보호주의 무역을 지양하고, 세계 경제에 구체적이고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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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강화하려는 G20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 IMF는 일시적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를 지원할 충분한 권한과 자원을 갖고 있다. 한국이 이를 주요 의제로 삼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한국의 공과를 평가한다면….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모든 단계에서 각국의 원활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또 G20 회원국을 넘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베트남 등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G20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샘 로버트 게러비츠 주한 호주대사
△1948년 중국 상하이(上海) 출생 △호주 시드니대 역사·정치학 전공 △1972년 호주 외교부 근무 △1992∼1997년 주중 호주대사관 공사 겸 공관차석 △1997∼2001년 주대만 호주통상산업대표부 대표 △2002∼2006년 주상하이 호주총영사관 총영사 △2009년∼ 주한 호주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