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불임부부에 희망의 빛 선사
최두석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4일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로버트 에드워즈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85)를 “수백만 불임 부부에게 희망을 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나팔관 폐색 또는 나팔관이 없는 여성들이 시험관 아기를 임신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이후 지금까지 400만 명의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1978년 7월 25일 고(故) 패트릭 스텝토 산부인과 의사와 함께 영국 번홀 클리닉에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난관이 손상돼 난자가 배란되지 않는 난소에서 난자를 꺼내 정자와 수정을 시킨 뒤 48시간 후 자궁에 착상시켰다. 이후 분만 예정일 3주 전에 제왕절개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가 루이스 브라운이다. 스텝토 박사는 복강경을 이용해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하고 수정란을 다시 자궁에 착상시켜 시험관 아기 시술에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1988년 숨져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얻지는 못했다.
당시 인공수정은 거센 종교적 윤리적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반대론자들은 아이가 정상인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현재 32세인 루이스는 2004년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에드워즈 박사의 시험관 아기 시술법은 1980년대 들어 미국의 하워드 존스 부부가 과배란 유도법을 개발하며 좀 더 발전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자연 배란에만 의존해 시험관 아기 시술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과배란 유도로 여러 개의 난자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것.
김정훈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체외 수정 기술이 점차 발전해 현재는 난관이 없는 상태의 체외 인공 수정은 물론 난관이 막히거나 심각한 남성 불임, 자궁내막증, 염색체 이상에 의한 유산 등 불임이 심각한 경우라도 시험관 아기의 성공률이 50%를 넘는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