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산책회의… 팀워크 저절로 생겨요”
인터넷 서점 ‘예스24’의 회의는 사무실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예스24 건물 앞에 있는 ‘여의도 공원’이 예스24의 또 다른 회의실. 지난달 29일 만난 김진수 예스24 대표는 종종 직원들과 사무실을 벗어나 여의도 공원을 산책하며 회의를 한다.
등산을 즐기는 김 대표는 “산에 오르면 탁 트인 공간이 마음을 쉽게 열게 만든다”며 “공원을 거닐며 이야기를 하면 직책과 권한이 만든 마음의 벽이 사라져 평사원부터 간부까지 모든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실의 딱딱한 분위기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소통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 등산에서 얻은 경험을 ‘산책회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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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예스24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회사 앞에 자리 잡은 여의도 공원을 산책하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등산을 즐기는 김 대표는 산을 오르면 마음의 벽이 사라져 쉽게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종종 직원들과 공원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산책 회의’를 한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최근에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즐거움이 더해졌다. 시간이 부족해 하루 종일 등산을 할 수 없어 아쉽다는 그는 “주말에 한두 시간씩 시간을 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른다”며 “주변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 ‘거기가 어디냐’는 등 바로 반응이 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 직원들 유대감 키우는 소통의 물꼬 트고파
직원들에게도 이런 소통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산책 회의와 더불어 각 부서원들과 1년에 한 번 북한산을 오르는 행사를 마련했다. 그러자 욕심이 생겼다. 소통의 장을 넓혀 끈끈한 유대감을 직원들 사이에 퍼뜨리고 싶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바로 ‘패밀리데이’. 150여 명의 본사 직원을 무작위로 섞어 10명씩 15개의 조로 만든 뒤 매주 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같은 조끼리 함께 식사를 하게 했다. 식사비는 회사가 지원했다.
그는 “회사가 2개 층으로 나뉘어 있고 부서 간 업무도 달라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 달에 한 번 조를 바꾸면 1년 반 정도면 모든 직원이 서로 한 번씩은 얼굴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1년 예산은 2억 원. 이렇게 서로 소통할 물꼬를 튼 뒤 여러 가지 동호회를 육성해 직원 사이의 유대감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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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서점 1위자리 위치 확고히
그가 소통과 팀워크를 강조하는 이유는 전자책 등의 등장으로 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부문이 한층 강화된 멀티형 전자책이 곧 등장해 실험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학습지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흐르는 소설책도 나올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결정과 행동이 필요한데 이것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적인 체력은 결국 조직 내부의 소통과 팀워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의 유대감을 높여 인터넷 서점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는 예스24가 선두주자로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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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서울 출생
―1981년 장충고 졸업
―1988년 금성사(현 LG전자) 입사
―1989년 연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7년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
(HCI Lab) 연구원
―2000년 연세대 인지과학 박사
―2000년 야후코리아 부장/이사
―2007년 야후코리아 대표이사
―2009년∼현재 예스24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