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째 맞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깵 즐기는 행사로 변신쉬운 6개 동작-노래 만들어 서로 손 이끌며 퍼레이드…축제기간 1만명 참여할 듯
안동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탈춤축제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거리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축제는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진다. 사진 제공 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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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맨얼굴로 도로 한가운데를 다니면 이상할 텐데 탈을 쓰고 걸으니 느낌이 아주 색다릅니다. 손도 가만있질 않네요.” 28일 오후 경북 안동시내에는 시민과 관광객 2000여 명이 긴 ‘탈 행렬’을 이뤘다. 황재순 씨(55·안동시 수상동)는 “그동안 구경만 했는데 이번엔 탈을 쓰고 참여해보니 탈이라는 게 묘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4일 개막해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13회째를 맞으면서 시민과 관광객이 ‘관객’에서 ‘주인공’으로 바뀌고 있다. 이전에는 공연단의 탈춤을 관람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탈춤을 즐기면서 축제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 거리 퍼레이드가 대표적이다. 축제가 끝날 때까지 1만 명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이 퍼레이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민들은 올해 초부터 24개 읍면동에서 100여 가지 모양의 탈을 만들었다.
시민과 관광객 1000여 명이 탈을 쓰고 행렬을 이루면 어느새 꼬리가 길어진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손을 잡고 퍼레이드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탈을 쓰고 그냥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춤과 노래가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축제조직위원회는 탈춤의 흥겨움을 누구나 느낄 수 있도록 ‘탈랄라’ 춤과 ‘탈춤추세’라는 노래를 개발했다. 탈랄라 춤은 하회별신굿탈놀이 동작 가운데 따라하기 쉬운 여섯 가지 동작을 결합해 만들었다. 탈랄라 춤을 배우는 풍경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 권두현 사무처장(45)은 “지난해 축제가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열리지 못해 2년 동안 더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무엇보다 시민과 관광객이 축제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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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에도 축제 분위기가 넘친다. 취임 후 처음 대규모 국제행사를 마련한 권영세 안동시장은 “오랫동안 이어져온 하회탈과 하회탈춤이 국제축제로 계승돼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전통 문화의 힘”이라며 “안동 문화가 지구촌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