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속삭이는 주식은 사지 마라
이번에는 어느 주식 작전세력 조직원이 작전을 통해 삼삼제약의 주가 조작을 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불려 들어갔다. 최근 주가가 열 배나 폭등한 것에 대해 오랫동안 신문했으나 그 조직원은 그것이 작전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가 가져온 삼삼제약의 신약개발 등에 관한 심층 분석 자료를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가가 많이 오를 것이며 지금 사도 늦지 않았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의 설명을 한참 듣고 있던 수사관 홍길동은 취조실을 슬그머니 빠져 나와 자기 책상으로 갔다. 그리고 전화기를 들고 주위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다음과 같이 속삭였다. “여보세요, 거기 증권회사지요? 홍길동 계좌로 삼삼제약 상한가에 1000주 신용매수 주문입니다. 빨리 주문 넣어 주세요!”
주식투자자는 대체로 귀가 얇다. 큰 수익을 내줄 정보나 종목을 찾아 늘 촉각을 곤두세우다 보니 주변에서 누가 그럴듯한 정보를 이야기하면 금방 귀가 솔깃해진다. 그러고는 정보의 사실 여부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서둘러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정보는 ‘이거 확실한 거니까 너만 알아라!’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 조금만 사봐!’ 하는 식으로 소곤거리며 전달된다.
은밀히 속삭이며 추천되는 주식은 특별히 당신에게만 알려준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에 최면에 걸린 것 같은 상황에 빠지기 쉽다. 그런 주식을 통해 얻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슬그머니 매수 주문표에 손이 가는 것이다.
과거에는 증권사 객장 주변에서 이런 속삭이는 주식 정보가 많이 돌아다녔다. 소위 작전세력의 하수인이 객장을 돌아다니며 순진한 개인투자자에게 그럴듯한 정보를 흘려 주가를 끌어올리고는 물량을 떠넘기는 식이었다. 요즘은 그 무대가 인터넷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이런 속삭이는 주식이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필자가 지점장 시절에 관리하던 거액 자산가가 있었다. 그분은 고령임에도 큰 금액의 주식투자를 하며 매매도 발 빠르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한동안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을 보이면서 수익이 나지 않자 답답함을 느낀 그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설 증권정보 ARS업체의 특별회원으로 가입해 투자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특별회원에게 중요한 정보를 주고 매매시점까지 콕 찍어서 알려준다는 것이었다. 그 업체를 통해 정보를 듣고 매매를 하던 그는 한 달 뒤 나를 찾아와 비싼 회비만 날리고 투자성과는 더욱 좋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잘 올라가는 주식을 추천해 주기에 샀는데 사고 나면 번번이 주가가 빠지기 시작하더라는 것이었다.
증권시장에는 온갖 정보가 떠돌아다닌다. 정확한 양질의 정보를 찾아 수익을 얻도록 해야겠지만 개인투자자가 그런 정보를 얻어듣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속삭이는 정보가 그럴듯해 보여 자꾸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본질과 동떨어진 정보는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조급하게 단기매매를 하는 투자자는 속삭이는 정보에 솔깃하기 쉽다. 내재가치와 관련된 정보와 자료를 찾고 가급적 긴 안목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