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 꽉 채운 박물관… 떡메 치고 송편 빚고 놀이도 하고
이 한마디의 속담만으로 농업에 종사해 온 우리 조상들에게 추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짐작할 수 있다. 봄여름 내내 들판에 나가 고된 노동을 한 이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추석은 늘 지속되었으면 하는 잔칫날이었다.
추석에 대한 기록은 여러 문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신라시대 때 7월 보름부터 길쌈을 하다 8월 한가위에 승부를 내고 진 편이 이긴 편에 음식을 대접했다고 기록돼 있다. 9세기 일본 승려 엔닌(圓仁)은 중국의 불교 성지를 돌아본 뒤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중국 산둥 근방에 살던 신라인들이 적산법화원에서 가배 명절을 즐겼다고 적었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 고유 명절로 자리 잡은 추석은 농공감사일(農功感謝日)의 의미가 있어 한 해 농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송편을 빚어 제사상에 올리고 줄다리기 소싸움 등 여러 세시풍속을 지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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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전통풍속을 접할 수 있다. 투호와 제기차기, 2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말을 전진시키는 쌍륙놀이 등 평소 접하지 않았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방문객에게 송편과 햅쌀로 빚어 추석 때 마시는 절기주(節氣酒)인 가배주를 제공한다. 앞마당에서는 시간대별로 평택농악과 북청사자놀음, 퓨전타악 등의 공연이 열리고 22일 오후 3시 반에 열리는 강강술래 공연에는 관람객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에 가면 명절의 의미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떡메를 내리쳐 떡을 만들고 고사리손으로 송편을 빚어볼 수있다. 온가족이 국악과 같은 전통공연을 관람하고 추석의 세시풍속인 강강술래를 하며 한데 어울릴 수도 있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 국립중앙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22일에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대사로 유명한 악극 ‘이수일과 심순애’가 야외 무대에 오른다. 변사가 마이크를 잡아 재치있게 극을 해설하며 재미를 더한다. 민속박물관 박수환 학예사는 “전통을 되살리면서 가까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02-3704-3114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