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도시건설 경험 이전… 아프리카 도시모델 바꾼다
10일 오후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알제리 오랑 시 오랑산업공단 내 비료공장 현장에서 대우건설 기술자들이 설계도를 펼쳐 놓고 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오랑=나성엽 기자 cpu@donga.com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부그줄 신도시 건설현장은 얼핏 보면 그냥 사막이었다. 대우건설이 맡은 공사가 건물이나 아파트를 짓는 게 아니라 신도시 건설을 위한 기반공사였기 때문에 땅 위로는 보이는 게 없었다. 대우건설은 이곳에 수도, 전기, 통신, 상수도, 중수도 등을 설치하는 공사를 2008년 수주해 2011년 11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정은 약 16%로 예상보다 늦은 편. 알제리 정부의 요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부그줄 신도시 이칠영 현장소장은 “사업 시작에 앞서 동탄과 일산 신도시를 둘러본 알제리 정부 관계자들이 부그줄 신도시를 사실상 한국의 신도시와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가로등 등 각종 자재를 한국산으로 사용해 달라는 등 계약 당시와 다른 주문이 많지만 추가 비용을 알제리 정부가 부담하고 있고 한국의 신도시를 수출한다는 뿌듯함 때문에 공사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대부분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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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경. 알제에서 약 430km 떨어진 오랑 지역에 위치한 알제리 비료공장. 지중해와 인접한 공사 현장의 정식 명칭은 알제리-오만 비료공장 프로젝트(AOFP)로 오만이 자금을 대고 알제리가 용지 등 현물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총 24억1547만 달러가 투입되는 사업에 대우건설이 참여하는 부분은 6억2649만 달러로 전체 공사의 26% 규모이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설계와 기계장치 설치를 담당하고 있어 현장 시공은 대우건설이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현재 공정은 약 34%.
2012년 7월 공장이 완공되면 알제리 정부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게 된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산유국 중 하나인 알제리는 전체 수출의 95% 이상, 국내총생산(GDP)의 45%, 국가 재정 수입의 70%를 석유와 가스가 차지하지만 1인당 GDP는 지난해 기준 4600달러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알제리 정부는 단순한 원재료 수출을 넘어서 부가가치 창출이 절박했고 그 해답 중 하나로 대우건설과 미쓰비시중공업이 시공하는 오랑 비료공장이 부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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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알제리 정부는 비료공장의 추가시설 공사를 대우건설에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맡기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건설사가 하는 역할은 단순한 돈벌이 차원을 뛰어넘어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의 외교관계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부그줄·오랑=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