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민주주의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각국이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정당이나 후보자들에게 일정 범위의 선거비용을 국민세금으로 대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당과 후보자들이 선거비용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살림살이를 국고에 의존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각 당의 회계자료를 보면 6·2지방선거를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10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은 6·2선거 때 정부로부터 선거보조금 145억 원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후보자들에게 직접 지원한 60여억 원을 포함해 지출액은 80여억 원이었습니다. 선거보조금 가운데 절반은 남긴 것입니다. 선거 이후 한나라당이 당 소속 후보들로부터 넘겨받은 선거보전비용도 90억 원에 이릅니다. 정치자금법상 광역·기초 단체장 후보는 선거 때만 한시적으로 후원회를 둘 수 있고, 선거가 끝난뒤 후원회가 해산되면 남은 돈을 정당에 귀속토록 돼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국고보조금과 선거보전비용을 합해 235억 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지출은 80억 원에 그쳤습니다. 155억원이 남는 장사를 한 것이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중앙당에 국고보조금을 주는데다 15%이상 득표한 후보자들에게 선거보전비용을 따로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선거공영제가 공정한 것인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미국의 경우 일부 주에서만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리건 주나 몬태나 주는 2차례에 한해 선거공보물 발행비용만 보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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