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부터 봄까지 바닥을 드러내고 띄엄띄엄 웅덩이에 소량의 물이 고여 있는, 흐르지 않는 도시하천이 늘어나고 있다. 땅의 대부분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시에서는 빗물이 지하로 침투하기가 매우 어렵다. 도시에서의 물 순환은 이미 깨졌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도시하천의 생태계는 파괴되고 도시 열섬현상이 발생하는 등 다양한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물 순환은 물에 대한 교육에서 항상 처음 설명하는 단어다. 물 순환은 바다 하천 호수 지표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구름을 만들어 비와 눈으로 내리고, 이렇게 내린 비와 눈이 토양으로 침투하거나 지표로 흐르면서 지하수 하천 호수 바다를 이루는 반복 과정이다.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다면 어디에선가 문제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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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광교신도시의 새로운 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광교신도시는 지금까지 국내 어느 신도시에도 없었던 ‘도시 물 순환’을 위한 저영향개발(LID)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도시 표면을 콘크리트 대신 풀과 나무 등 녹지로 만들고 곳곳에 빗물 저류지를 만들어 최대한 많은 양의 빗물을 토양으로 자연 침투시켜 자연적인 물 순환을 회복시킴과 동시에 수질오염원을 줄이는 방식이다.
강우 초기에 빗물과 함께 유입되는 오염원으로 인한 하천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인공습지, 침투여과지, 식생수로 등 많은 토지를 사용해야 하는 시설을 곳곳에 설치하고 지하에는 빗물 저류조를 설치해 빗물을 저장한 후 평상시 조경 및 하천유지 용수로 재이용한다. 또 신도시 안의 원천 신대 등 2개의 저수지와 10개의 하천을 연계한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 항상 맑은 물이 흐르고 마르지 않는 생태하천을 조성한다.
나아가 인근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하천유지 용수로 재이용하는 등 도시 물 순환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 멤브레인 여과시스템, 자외선 광촉매 시스템, 초음파 녹조방지 시스템, 태양열저수지 공기순환 시스템 등 환경 신기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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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하면 가장 먼저 일본의 오사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네덜란드의 델프트가 생각난다. 국내에서도 국가의 자산이 될 수 있는 아름답고 친화적인 물의 도시가 많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최한나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