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보다 성능 - 주행감 탁월싼 연료비 감안해도 차값 비싸 ‘흠’
현대자동차는 14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국내 첫 고속전기자동차인 ‘블루온’의 언론공개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블루온을 충전하는 모습.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14일 경기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자동차가 언론에 공개한 한국 최초의 고속전기자동차 ‘블루온’을 타 본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위와 같이 표현해야 할 것 같다. 블루온을 타 본 상당수 기자가 “차는 참 좋은데, 정부 부처 외에 수요가 있을까 싶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 BMW ‘미니E’보다 주행감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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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감이나 편의장치는 최근 국내업체들이 내놓은 저속 전기차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고 BMW그룹이 전 세계에서 600여 대를 시범 운행하는 고속 전기차 ‘미니E’와 비교해도 한 수 위였다. 미니E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흡사 놀이공원의 전기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블루온은 전동식 유압부스터를 이용한 덕분에 가·감속이 내연기관 차량처럼 부드러웠다. 트렁크를 배터리로 거의 다 채운 미니E와 달리 블루온은 배터리를 차체 아래에 배치해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도 더 고급스러웠다.
엔진이 없고 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 경차보다 훨씬 조용했으며 저속에서 가상의 엔진음을 일부러 내게 한 것은 미끄러지듯이 ‘스르륵’ 출발하는 전기차 특유의 위화감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었다.
○ “10년 지나도 본전 못 뽑는다?”
반면 가격과 충전 문제에서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대목이 많았다. 현대차 측은 블루온의 판매가격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만 밝혔으나 동급 휘발유 차보다 최대 4000만 원가량 비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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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도 고속과 완속 두 가지 방식이 모두 생각만큼 편해 보이지 않았다. 고속충전은 충전시설이 따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 완속 충전에 대해 홍존희 현대차 전기차개발실장은 “가정용 콘센트에 차를 바로 연결하는 게 가능하지만 전력 소모량이 많아 다른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누진제 때문에 요금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한국전력에서 별도 라인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말까지 전기차 양산 목표를 모두 2500대로 적게 잡았으며, 이 중 블루온은 500대 정도, 기아차가 내년 말 내놓을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 2000대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성=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