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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경 합동조사반 발표 “대승호, 엔진 고장나 北해역 진입”

입력 | 2010-09-11 03:00:00

“평양 인민아파트 10만채 건설” 北, 피랍 선원에 우월성 선전




북한에 피랍됐다가 31일 만에 송환된 포항선적 오징어 채낚기 어선 ‘55대승호’가 피랍 당시 북한 해역을 침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군경 합동조사반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55대승호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반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경북 포항항을 출항한 대승호는 같은 달 8일 새벽 북한 배타적경제수역(EEZ) 밖 2.9마일(약 4.7km) 해상에서 조업 중 엔진 이상을 점검하다가 조류에 표류하면서 북한 해역으로 들어갔다. 이후 8일 오전 10시 40분경 북한 EEZ 내 0.2마일(약 0.3km) 해상에서 북한 어업지도선에 나포돼 김책항에 억류됐다. 선원들은 평양에서 파견된 조사관 2명으로부터 김책항 인근 건물에서 신원과 월선 경위 등에 대해 1명씩 4∼10차례 조사를 받았다. 조사 후 선장 김칠이 씨(58) 등 한국인 4명은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다 북한 해역을 침범한 사실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썼다. 중국인 선원 3명은 취업 경위와 처우 실태에 대해 두 차례씩 조사를 받았다. 조사 중 북한 조사관들은 ‘평양에 인민을 위한 아파트 10만 채를 건설 중이다’, ‘인공위성을 3발이나 발사했다’는 등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도 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선원들은 자술서와 반성문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 작성했지만 구타 등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