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9월 8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지난 2일 신한은행이 그룹 지주회사인 신한금융지주 신상훈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파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당초 신한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어 정상적 업무가 어려운 신 사장을 해임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사외이사들이 해임안에 난색을 표하면서 이사회 구성도 미뤄지고 있습니다. 경제부 장윤정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 앵커) 장 기자, 은행장이 대출 과정의 배임 문제로 회사로부터 고소를 당한 일은 금융권에서 이번이 처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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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앵커)구체적으로 신한은행과 신상훈 사장 등 당사자들의 주장이 어떻게 다른 겁니까?
(장 기자)일단 은행 측과 신 사장의 주장은 친인척 관계에서부터 엇갈립니다. 신한은행 측은 피고소인 중 하나인 업체대표가 신 사장과 사촌매제 사이로 절친한 사이임을 과시하며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신 사장은 업체대표와 친인척 관계가 아닐 뿐 아니라 자신은 대출 결재 라인에도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초지일관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신 사장과 함께 고소된 당시 대출 담당 임원들도 대출 취급에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또 이희건 명예회장 자문료와 관련해서도 신한은행은 신 사장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신 사장은 경비성 자금에 절대 손을 댄 적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진실공방이 이어지면서 이 사건을 경영진 내부에서 벌어진 권력암투의 결과물로 보는 시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른바 1인자 라응찬 회장이 3인자인 이백순 행장을 통해 2인자인 신상훈 사장을 쳤다는 것입니다.
(박 앵커) 일단 이사회에서 신 사장 해임 여부가 주목되는데 이사회는 언제쯤 개최됩니까.
(장 기자) 현재 신한지주 이사는 모두 12명입니다. 해임안이 통과되려면 7명 이상이 이사회에 참석해 과반수인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외이사들은 예고 없는 신 사장 고소에 의문을 제기하며 해임안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해임을 결정하긴 성급하다는 것입니다. 재일동포 주주들과 사외이사들은 내부 갈등을 이렇게 외부에 공개한 것에 대한 불만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지난 3일과 6일 오사카와 도쿄를 방문해 상당수 주주들과 사외이사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때는 이번 주 중 이사회가 개최될 것이란 전망도 흘러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사외이사 중 한명인 정행남 재일한인상공회의소 고문은 7일 방한해 라 회장과 면담을 한 뒤 신 사장의 해임 가능성에 대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처럼 이사들의 반대가 여전하지만 은행 측도 이사와 주주들의 설득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이사회가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도 나옵니다.
(구 앵커)이사회가 열린다고 해도 해임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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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앵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신한은행 주식을 가진 일반주주들이나 거래기업의 걱정도 커지고 있을 텐데요.
(장 기자)네, 신한은행은 '금융계의 삼성', 즉 '관리의 신한'이라 불릴 정도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자랑하며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등에서 최고 금융그룹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사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CEO 리스크가 전면에 부각하면서 지난 사흘간 총 1조4700억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게다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차명계좌 문제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주주들과 거래기업들 사이에서는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습니다. 이들은 회장과 사장의 동시 퇴진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신한지주가 조속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구 앵커)네, 장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