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고산업의 양적인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광고제작물을 통해 일반 소비자와 소통하는 능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 2010판이 발표한 지난해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10위에 그친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 홍콩 필리핀 인도네시아 다음이다.
아시아 최고의 광고인 순위 300위에서는 한국 광고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태국의 경우 13년 전부터 국제광고제인 ‘애드페스트’ 개최를 통해 광고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부산국제광고제를 통해 국내 광고업계가 세계 광고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광고 수준도 머지않아 크게 향상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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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광고학자는 한 나라의 광고가 그 나라의 문화를 대변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양성평등 의식이 보편화된 미국 광고에 나타나는 성(性) 역할과 남성중심사회로 분류되는 중국의 광고에서의 성 역할이 다르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광고로 경험하기에 부산국제광고제만큼 좋은 기회는 드물다.
부산국제광고제는 이제 기로에 서 있다. 속된 표현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경으로 국제행사를 기획해 걸음마에는 성공했지만 반석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더 큰 에너지가 절실하다. 국내 광고업계의 참여와 관심, 대한민국의 문화콘텐츠 확보 및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의자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 경성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