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가전 수출 수혜… 페루는 농수산업 이득
페루와의 이번 FTA 체결로 한국은 자동차 수출을 비롯해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출에서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페루는 한국과의 농수산물 교역에서 이득을 보게 됐다.
페루와의 교역 규모는 2009년 기준 15억6000만 달러로 다른 무역상대국에 비해 그리 크진 않다. 그러나 페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8%에 달하는 등 중남미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평가다. 또 페루는 아연, 주석, 납, 금, 은, 동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해 향후 우리나라의 전략적 자원협력 파트너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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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TA 체결로 페루 측은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9%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대형차에 대한 관세는 협정 발효 즉시 철폐되며, 중형차에 대한 관세는 5년 내에 철폐된다. 현지 수요가 많은 소형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10년 안에 철폐하기로 했다. KOTRA는 “이번 FTA 체결로 가장 큰 덕을 본 품목은 자동차”라며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차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아 앞으로 판매를 1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페루 자동차 시장은 일본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차의 점유율은 23%다. 2004년 한국차 점유율이 7.4%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다. 최근 페루에 대한 한국의 연평균 자동차 수출은 97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페루 수출의 16.2%에 해당한다.
한편 한국은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출에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한국산 컬러TV(9%)에 대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세탁기(17%)와 냉장고(17%)에 대한 관세도 각각 4년, 10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기 때문. 이 밖에도 KOTRA는 관세율이 9∼17%에 이르는 △자동차 배터리 △중장비부품 △컴퓨터 △철강판 △섬유직물·염료 △플라스틱 제품 △농약 및 의약품 등이 이번 FTA 체결의 수혜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 일부 농수산물 관세 철폐…쌀 등 민감 품목은 시장 개방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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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FTA 협상에서 페루 측의 관심이 가장 높았던 오징어(10∼22%)에 대한 관세는 5∼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수입액이 큰 냉동, 조미, 자숙(삶은) 오징어는 10년 내에, 기타 오징어는 5∼7년 내에 철폐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우리 측은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시장개방) 제외, 농산물 세이프가드, 계절관세, 장기 관세철폐기간 설정 등 다양한 예외적 수단을 확보하려 했다”며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인삼류 명태 등 107개 품목은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닭고기 무당연유 치즈 천연꿀 녹두 팥 등 민감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상실 송송이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한국의 대(對)페루 수출은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며 “이번 FTA 체결은 한국보다 페루에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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