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톡식 히어로’ 대본 ★★★☆ 연출 ★★★★ 노래★★★☆ 춤★★★☆
유독성 물질에 오염돼 흉측한 얼굴을 갖게 된 ‘톡식 히어로’ 멜빈이 특유의 잔혹한 방법으로 불량배를 응징하고 있다. 사진 제공 쇼노트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유독성 물질에 오염된 영웅이다. 과학자를 꿈꾸는 고교생 ‘멜빈’(오만석 라이언)은 ‘왕따’였지만 유독성 폐기물에 오염된 뒤 엄청난 완력을 가진 ‘톡식 히어로’로 탄생해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는 부패한 권력과 맞서 싸운다.
설정 자체는 어딘가 익숙하다. 유독성 가스 냄새가 코를 찌르는 음침한 가상도시 트로마빌은 ‘배트맨’의 고담 시를, 비호감 얼굴은 ‘헬보이’를, ‘추남 영웅’을 좋아하는 시각장애인 여자친구는 ‘판타스틱4’를 떠올리게 만든다.
광고 로드중
이런 점을 감안하면 ‘톡식 히어로’에 대한 인간적인 공감보다는 상황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감상 포인트다. 불량배, 섹시한 여성, 과학자, 할머니 등으로 변신하는 ‘멀티맨’(임기홍 김동현) 두 명의 익살 연기, 시장과 멜빈 엄마 역을 한 배우(홍지민 김영주)가 펼치는 ‘야누스 공연’에선 웃음과 함께 큰 갈채가 터졌다. 록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숨 가쁜 장면 전환과 함께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새 영웅의 탄생까지는 모르겠지만, 유쾌하고 독특한 뮤지컬 하나는 탄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i: 5만5000∼6만6000원. 10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