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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매몰 광원 영상 방송… 30도 고온 속 카드놀이 등 활기

입력 | 2010-08-28 03:00:00

"우린 언제쯤 지하 벗어나 푸른 하늘을 볼수 있을까"




“칠레여, 영원하라. 광원이여, 영원하라.”

칠레 코피아포에서 벌어진 광산 붕괴에도 매몰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이 확인된 광원 33명이 TV카메라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광원들은 26일(현지 시간) 칠레 국영TV ‘TVN’이 갱도로 내려 보낸 소형 카메라를 통해 자신들의 근황을 알렸다. 함께 팔짱을 끼고 국가를 합창해 20일 가까이 지하 700m에 갇혔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광원들은 피신처 곳곳을 카메라로 비추며 “가족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부를 전해 달라”는 소망을 전했다. 지하탄광의 온도가 29.5도에 이르러 대부분 상의를 벗었으나 상당수가 안전모는 그대로 쓰고 있었다. 면도를 하지 못해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랐지만 밝고 건강한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동영상에는 광원들의 안내를 받아 물병과 구급약상자, 양치용 컵 등을 가지런히 정리해둔 모습도 담겼다. 한 광원은 “함께 생활하며 잘 버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정리해 놓았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광원은 “함께 카드도 치면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며 “매일 33명이 모여 기도를 올린다”고 전했다. 현재 지상 구조팀은 3개의 연결 구멍을 뚫어 공기를 환기시키고 음식물 및 비상용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지름 약 66cm의 구조용 수직갱을 파내려가 이들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1300m까지 팔 수 있는 대형 굴착기를 동원해 작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지질이 비교적 불안정한 데다 이런 식의 구조작업을 진행한 전례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AFP통신은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날 칠레 정부는 사고 광산을 소유한 업체 ‘산 에스테반’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시작했다. 현재 법원은 배상에 대비해 이 업체의 자산 180만 달러를 동결한 상태이나 칠레구리협회는 “이번 구출작업엔 최소 2000만 달러 이상의 경비가 필요하다”고 관측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광원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주비행사의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