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사업은 제동이 걸렸다. 박맹우 시장이 결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 그는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이 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하면 되지 용역사에 맡겨 예산을 낭비할 이유가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23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나보고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하라면 관련 자료를 취합해서 열흘이면 할 수 있겠다. 그런 일을 몇억 원을 주고 해야 되느냐”고 질타했다.
박 시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공공기관의 용역 남발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공무원은 취업 준비생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경쟁률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민간 기업 직원에 비해 전문성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막상 공무원이 되고 나면 전문성은 서랍에 넣어두고 상당수 사업 계획을 용역사를 통해 수립한다.
울산시는 모두 497곳을 도시공원으로 지정해 두었다. 이 가운데는 용역사를 통해 공원 조성 계획만 세운 뒤 장기간 방치한 곳도 많다. 몇 년 뒤 사업비를 확보하고 공원을 조성할 때가 되면 앞선 용역 결과는 무시하고 다시 용역을 발주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여러분 돈이라면 그렇게 하겠느냐.” 박 시장의 호통이 과연 울산시 사업 계획 수립에 실제 반영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