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지 거의 100% 침수” 北 이례적 신속보도
이날 단둥 시 주민과 북한 매체의 보도 등에 따르면 압록강 범람으로 곡창지대인 신의주 저지대 농경지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시가지 상당수도 침수됐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1일 “21일 0시부터 오전 9시 사이 300mm의 폭우가 쏟아져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신의주 시가지의 살림집과 공공건물 상당수가 물에 잠기고 도시 외곽 농촌 지역의 농경지는 거의 100% 침수됐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으로 수십 대의 비행기와 함정을 동원해 5100여 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수해 현황을 당일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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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쪽 압록강변 제방정비 안돼 큰 피해… 식량난 심화-北中접경 개발계획 차질 예상
신의주의 시가지 침수 피해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상단리와 하단리, 다지리와 인근 의주군의 서호리, 어적리 등 신의주에 속하는 압록강 내 섬들은 대부분 물에 잠겼다. 상·하단리는 압록강에 있는 위화도이며 다지리는 위화도 아래의 작은 섬 다지도다.
이 통신은 “신의주 시 등 평안북도의 일꾼과 근로자, 조선인민군이 동원돼 구조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공군은 수십 대의 비행기, 해군부대는 함정과 각종 장비들을 동원해 수해지역 주민 대피 작업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피해지역 주민들은 건물 지붕이나 인근 언덕에 올라가 사납게 밀려오는 큰물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단둥의 고층 빌딩 등에서 바라본 신의주 인근의 농토는 완전히 물에 잠겨 어디가 논밭이고, 어디가 민가인지조차 알기 힘든 곳도 있었다고 단둥의 한 교민이 전했다.
○ 북한 피해 왜 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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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최근 수십 년간 진행한 마구잡이 벌목으로 북한은 홍수 피해가 잦으며 올여름에도 광범위한 지역에서 홍수로 집과 도로 철도 등이 유실됐다”고 22일 전했다.
한편 홍수로 위화도와 황금평 등이 물에 잠기면서 이 지역에 대한 개발 계획도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많은 농지가 물에 잠기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압록강 일대 섬 지역에 중국의 자본을 유치해 호텔과 공업단지를 조성하려던 북한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 단둥, 건국 이래 두 번째 큰 피해
이번 홍수로 단둥 시 인근 콴뎬(寬甸) 만족자치현에서는 4명이 사망하고 가옥 수천 채가 붕괴됐으며 9만4000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랴오닝 성 전체로는 12만7000명가량이 소개됐다. 단둥 시내도 한때 압록강 변의 도로와 강변 공원이 완전히 물에 잠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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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범람으로 신의주와 단둥이 큰 피해를 봤으나 압록강 철교를 이용한 신의주와 단둥 간 철도와 차량 통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신징보는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