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으로부터 매 맞는 이른바 ‘노노학대’ 피해 노인들이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해자 피해자 모두 사회적 약자이므로 국가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 할아버지가 맞고 산 지는 1년이 넘었다. 개인 문제로 법적 소송에 휘말렸다가 패소한 후 집과 재산을 모두 날렸다. 설상가상으로 당뇨와 요실금 증상도 나타났다. 부인은 “당신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며 돌변했다. 처음에는 김 할아버지도 맞대응을 했다. 그러나 부인이 밀어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지면서 척추를 다친 후부터는 맞기만 했다. 부인은 생활비도 벌어오지 못한다며 밥도 하루 두 끼만 줬다.
결국 그는 폭행 장면을 목격한 한 구청 직원의 도움을 받아 피신할 수 있었다. 지난주부터 그는 서울 강동구 학대 노인 일시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집에 안 들어간 지 1주일이 넘었지만 그는 “다시는 집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일시보호시설에서 만난 99세 김모 할머니는 예순이 넘은 아들의 구타를 피해 이곳에 왔다. 무직으로 살아온 아들은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자주 비관을 했다.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된 후엔 노모인 김 할머니에게 주기적으로 손찌검을 했다. 김 할머니는 “(자식 잘못 키운) 내 잘못이지”라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최근 노인보호전문기관 상담 사례 중에는 자녀가 오랜 기간 부모로부터 겪은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이 한순간에 폭발해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치매에 걸린 80대 시어머니를 상습적으로 때린 며느리 이모 씨(63) 사건이 그중 하나다. 30년 넘게 엄격한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노년이 된 시어머니가 병들자 이를 풀기 위해 시어머니를 구타한 것이다. 권금주 서울사이버대 복지시설경영학과 교수는 노노 학대의 원인을 심리 문제라고 했다. 권 교수는 “힘든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가해자와 ‘노년에도 행복하고 싶다’는 피해자 간 심리적 충돌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노 학대의 가해자, 피해자 모두 사회적 취약층이 많은 만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현재 지원은 다소 미비한 상태다. 서울시만 해도 현재 일시보호시설은 2곳, 노인보호전문기관은 1곳뿐이다. 김명용 서울시 노인복지과장은 “노인보호전문기관을 2014년까지 6곳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특히 노노 학대와 관련한 전문 상담소, 보호시설 등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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