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대오일뱅크 사무실 3개 층을 돌며 전 사원을 일일이 만나 악수를 했는데 현대중공업의 일원이 된 데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는 걸 느꼈다”며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따로 취임식을 하지 않은 권 사장은 이날 전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라는 인사말을 남기기도 했다. “힘을 모아 현대오일뱅크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어 가자”는 당부도 전했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가 부침을 겪은 탓에 옛 현대그룹과 극동정유, 한화에너지 등 다양한 출신이 섞여 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IPIC(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의 경영으로 외국계 기업의 문화가 깊이 침투해 있다”고 진단했다. 1964년 극동석유공업으로 출발한 현대오일뱅크는 1993년 옛 현대그룹에 인수돼 현대정유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9년 한화에너지에 인수된 뒤 2002년 IPIC로 경영권이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이질적인 기업 문화가 상존하게 됐다는 게 권 사장의 지적.
그는 “파벌로 인한 갈등은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조직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권 사장은 업계 4위인 회사의 경쟁력을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고도화 증설 사업을 통해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현재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역량이 떨어지지만, 고도화 설비를 늘려 영업이익을 최대화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